*블로그 휴가 중(?)이지만, 어제 트위터에 올린 글을 블로그에도 정리해 둡니다.
그제 저녁, 사무실에서 한국인 행정서사와 가볍게 한잔 했다. 그 행정서사에게 전해들은 이야기가 가슴이 아팠다.
일본에서 20년 정도 살던 한국인이 일본인 아내를 죽인 혐의로 12년형을 선고받아 복역중이다. 살인은 작년 5월에 일어났다. 아내와 나이는7살차
그는 아내를 많이 사랑했고, 행정서사를 만날 때마다 아내 자랑을 했다고 한다. 그러던 그가 아내와 말다툼이 생긴 것은 아내가 뒤늦게 30대에 전문학교에 가면서부터다. 아내는 10살이나 어린 남자와 바람이 났다. 아이는 둘.
아내의 외도문제로 한국인 남편은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가족여행도 다녀왔고, 아내는 가정에 충실하게 하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지난해 5월초 여전히 아내가 바람피는 상대와 전화를 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남편과 말다툼이 크게 일어났고 우발적으로 살인이 일어난 것 같았다. 남편은 곧바로 경찰서에 가서 자수를 했다. 이때 서로 다투다 죽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자기가 죽였다고 말함으로써 살인죄로 기소가 됐다.
그의 진술에 따라 법정에 과실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됐고, 결국 법정에서 12년형을 받았다.
여기서 한가지. 그는 법정에서도 끝까지 일본인 아내가 바람핀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 사실을 말했더라면 정상참작 등으로 형이 6년까지 감형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를 면회간 행정서사가 왜 말하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엄마를 죽인 나쁜 아빠가 됐다. 그러나 엄마가 바람핀 것까지 알게 되면 그 아이들은 아버지와 어머니 둘 다를 잃게 된다'라고.
그는 아이들에게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라도 지켜주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실 아내와 바람핀 문제로 다퉜다는 내용은 간략하게나마 S신문 인터넷판에도 기사가 났다. 그러나 법정에서 그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공식기록으로는 영원히 남지 않게 되었다. 그는 아이들이 훗날 커서 법정 기록을 보더라도 엄마를 미워하지 않게 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는 아내와 바람핀 상대에게서 받은 얼마 안되는 위자료도 아이들이 대학에 가게 되면 학자금에 보태라며 자신의 형에게 맡겼다고 한다.
그는 형을 마치면 한국으로 강제추방될 것이고, 외할머니가 기르고 있는 그의 아이들도 영영 만날 수 없게 될 것이다. 외할머니와 외삼촌은 아내의 외도 문제 때문에 살인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함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살인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지만 그는 아내를 무척 사랑했나 보나.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를 남겨주려고 하는 것을 보니. 그가 일본에 온 것은 90년대. 일본인 아내를 만나 집까지 사서 아이들과 알콩달콩 살았는데...
무엇이 그를 살인까지 몰고 간 것일까. 그가 형기를 마치고 나온다면 50대 중반. 20여년 살았던 일본에서 떠나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그에게 남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아이들은 아빠의 마음을 알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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