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8월이다.
딸아이가 이 세상에 태어난지도 올해로 만 여덟해가 되는 셈이다.
새벽에 동경한국학교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것 같아, 포스팅을 하나 했다.
아이를 1년 반 동경한국학교에 보내보니
그리고 나서, 우연히 그동안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그때 그때 느꼈던 이야기를 적은 코너,
'아이, 나의 흑백필름'을 다시 읽었다.
거기에는 2002년부터 2010년 오늘까지 내가 아이와 나눈 대화하며, 아이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같이 영화를 보러 갔던 일, 사소한 집안 일 에피소드 등 한국과 일본에 걸친 다양한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대학시절만 해도 나는 일기를 썼다. 노트를 한 권씩 바꿔가면서. 연애, 진로, 학교, 작문 연습 등. 다양한 내가 혼재되어 있던 그때, 일기쓰기는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또 다른 나와 만나는 시간이었다.
블로그를 하면서 책을 내면서, 카페를 운영하면서, 기자 생활을 하면서 나는 정말 많은 글을 쓰게 됐고, 일기는 쓰지 않게 됐다. 대신 하고 싶은 이야기는 블로그에 적게 됐다. 요즘에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자판을 두드리는지 셀 수도 없을 정도다. 오죽하면 어깨부근이 뻐근할 지경이다.
글은 그렇게 대학시절 나를 마주보게 하던 표현도구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도구, '기사'라는 형태의 생업의 종사도구로 바뀌어갔다. 그러면서 점점 자신을 드러내는 글 보다는 딱딱한 형태로 바뀌어 갔다. 매일 매일 분량에 쫒기다 보니, 글쓰기에 재미를 붙이기 보다는 노동도 많았다.
그런 가운데 오늘 새벽에도 '한국학교' 글을 올려둬야지 하면서 쓰다가, 우연히 딸과 함께한 8년간의 기록을 읽게됐다. 내가 내 블로그에서 과거의 나와 과거의 딸과 만났다. 거기엔 글쓰기에 재미가 묻어나 있었다.
때때로 블로그 업데이트를 하는 게 무척 지겨울 때가 있다. 가끔은 가늘고 길게 가야지 하면서도, 일상에 쫓기다보면 만사가 귀찮아진다. 그러나, 기억은 기록이 지배한다. 아이와 나눴던 소소한 대화도, 아기에서 아이로, 아이에서 어린이로. 나도 몰랐지만 일기 대신 블로그가 나와 딸의 8년간의 행적을 드문드문 전해주고 있다. 하나씩 다시 읽어가면 웃는 나를 본다. 그때 당돌했던 딸아이의 사라져버린 아이얼굴을 떠올린다. 기록이 없었다면...불가능한 이야기다.
세상 일이란 때때로 그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돌이켜보면 의외의 결과를 낸다. 오늘, 아이, 나의 흑백필름이란 코너를 보면서 앞으로도 계속 아이와 이야기를 나눈 것은 힘들더라도 잊지말고 기록해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나의 흑백필름 뿐 아니라 딸의 흑백필름도 될 것이기에.
그나저나, 올해는 무슨 선물을 해줘야하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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