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결국 병원에 갔다.

일주일을 시판된 약을 먹다가 결국 기침이 가라앉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일본에서 감기에 걸려 드는 병원비(보험)는 초진일 경우 진료비만 약 천엔 남짓, 약 값도 천엔 정도로 도합 2천엔 정도 드는데, 한국 물가와 비교해보면 약 3배 정도 된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실제로 일본 생활 물가와 비교하면 그리 비싸지 않은 편이다.(치과는 다름)

아무튼, 기어코 병원을 찾아서 약을 먹고 나니 맞춤형 양복을 입은 것 처럼 코 막힘, 가래, 목 안이 간지럽던 것이 사라졌다. 진작에 병원에 갈 걸 하다가도 막상 아프면 조금 있다가 낫겠지 하며 버티다 일주일이나 지났다.

일본에 와서 그 동안 치과, 피부과, 내과, 그리고 목 디스크로 외과도 다녀와 봤는데 가끔 약을 타서 먹다 보면 무언가 모르게 일본이 한국과 다른 점이 있었다. 그러나 그 다른 것이 좀 처럼 무엇인지는 한참 동안이나 깨닫지 못했다.

한국에 다녀와서 느낀 것은 약 값이 한국이 싸다는 정도? 특히 시판약은 한국이 월등하게 싸다. 일본 약은 알약도 몇개 들어있지도 않은 것이 1000엔에서 2000엔은 쉽게 나가니까, 일본 시판 약을 사느니 그냥 병원에 가는 것이 낫다.

오랜 일본 생활 속에서 우리집에 시판하는 약을 두는 것은 대부분 한국 약이다. 코감기약, 목감기약, 해열제 등등. 그러나 맞춤형 약이 아니어서 초기 말고는 잘 듣지를 않는데 이번 감기는 푹 쉬어야할 주말에 딸 공연 보러다니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맥주도 마시고 그러다 보니 좀체 떨어지지 않고 악화되는 느낌이었다.

일본에서 약을 타려면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서 약국에 가야하는 것은 한국과 같다.
그런데,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약을 조제해주는 방식이다.

한국은 내 기억이 맞다면 식후에 먹을 약을 하나의 봉투에 모두 모아서 준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약을 먹을 때는 조제 봉투 하나나 두개만 뜯어서 한꺼번에 입에 털어넣으면 된다.

그라나, 일본은 다르다.

처방전을 통해 받는 약은 항생제, 목 감기, 해열제, 코 감기 등 각 부위별 작용하는 약에 대한 상세 설명과 효능 효과에 대해 적혀 있는 종이와 함께, 약 별로 따로 따로 분리해서 건네받는다.


- 약 별로 효과 및 복용법 설명서, 이런 설명서는 최근 한국에서도 준다고 하는데...

약을 먹는 입장에서는
 '아, 이 약을 먹으면 몸 안에 병균이 죽는 거구나.' '아 이건 목 감기용, 이건 코 감기 용' 등 각 증상별로 어떤 약이 드는지 알수 있어서 좋긴 하다. 그렇다고 약사가 될 일이야 없겠지만, 단순히 호기심 킬링용(?)

그런데, 결정적으로 식후 두알을 먹는 것도 있고, 한 알을 먹는 것도 있으며, 끼니때마다가 아닌 아침과 저녁에만 먹어야 하는 약도 있어, 일일이 매번 자기가 체크해가며 약을 꺼내서 먹어야한다.

'한국이라면 약사가 이것을 다 묶어서 하나이 종지에 넣어줬을텐데.'

오늘 문득 약을 먹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한국식 일본식 어떤 게 좋은지 잘 모르겠으나, 일일이 약을 까서 종류별로 횟수에 맞춰서 먹는 게 귀찮기는 하다.

오늘은 약국에서 보험조제명세표라고 해서 각 약의 조제료가 얼마며 기술료가 얼마인지 금액에 대한 상세 설명이 적힌 종이까지 건네줬다. 꼼꼼하다고 해야할까, 지나치게 세심하다고 해야할까.

이쯤 되면 감기 하나 때문에 약, 영수증, 조제명세표까지 한 무더기 담긴 봉투를 받아오게 된다. 

약을 나흘치 타 왔는데 왠지 이틀만 먹으면 나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무엇보다, 이런 약 따위는 안 먹고 안 아픈 게 최고가 아닐까!

인생 뭐 별거 있어!
건강이 최고지!




* 히라가나 부터 기초문법, 현지회화까지

->당그니의 좌충우돌 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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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그니
일본! 이것이 다르다! l 2010/06/1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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