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신주쿠 한켠에 있는 쇼쿠안도오리는 한국 가게가 밀집되어 있어 코리아 타운이라 불린다. 오늘 그곳에 있는 관음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이 열렸다.
어디서 그렇게 알고 왔는지, 아이를 데리고 온 어머니부터 샐러리맨, 학생, 조문복장을 차려입은 아가씨들로 식장은 가득 찼다.
주최측은 무슨 프린트물을 나눠줬는데, 펼쳐보니 고인이 2002년 대통령 선거때 기타 치면서 불렀던 '상록수'와 '사랑으로' 노래 가사가 적혀 있었다.
노란 리본도 나눠줬다.
스님의 독경으로 식이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무덤덤하게 있었으나, 추도사를 낭독하면서 흐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추모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눈물이 나왔다.
15년전 대학생때 즐겨 불렀던 '상록수'는 끝내 노래가 끝날 때까지 단 한소절도 부르지 못했다. 내내 울기만 했다. 눈물이 메모수첩이 떨어졌다. 겨우 추스리고 다음 노래 '사랑으로'를 부르고 있었는데, 스님이 한마디 한다.
"울지 말고 크게 불러야지,왜 울기만 해!"
그러나 정작 스님 자신이 펑펑 울고 있었다. 눈물바다가 되었다.
식이 끝나고,삼각김밥을 먹었다. 배를 채웠다.
그리고 자리를 같이 한 몇몇이서 술을 마시러 갔다.
나는 새벽에 기사를 써야했기에 별로 취하지 않았지만 같이 간 카페 동료 한분은 "오늘은 취하는 게 고인에 대한 예의"라며 계속 잔을 권했다.
그리고 결국 한국 노래방까지 갔다.
영결식장에서 한소절도 부를 수 없었던 '상록수'를 들어가자마자 불렀다. 아침이슬도 불렀다. 새벽 2시반 회사로 걸어오면서 다시 노래가사가 적힌 종이를 꺼내서 들고 오면서 불렀다. 그리고 다시 울었다. 일본와서 이렇게 운 것은 처음이다. 울어서 좋았다. 아내에게 전화로 말하니까 시원했겠다고 했다. 내가 운 것은 꼭 노 대통령때문은 아니다. 그 시절, 그 청춘, 20대가 그냥 서러웠다.
어제 비가 왔고, 오늘은 갰다.
이제 고인은 한줌의 재가 되었다.
기사를 썼다. 다 쓰고 나니 날이 밝았다.
상록수는 그래도 언제나 푸르다.
■[현장]노대통령 영결식,도쿄도 눈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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