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딸아이가 한국학교에 입학한 지 한달이 다 되간다.
딸이 아침 일찍 나가고 저녁 일찍 자는 탓에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

주말.
딸에게 물었다.

"학교에서 요즘 일본말 써? 한국말 써?"
그러자 딸은
"음...수업시간에는 한국말 쓰고, 쉬는 시간에는 일본말 써"

나는 다시 수업시간에 어떻게 한국말을 쓰냐고 물었다.

"응...선생님이 '이건 누구한테 줘야 되는 거에요?'라고 물었어요. 그런데 애들이 '마마'라고 일본말을 쓰니까 선생님이 '마마가 누구에요?'라고 다시 물었어요. 그제서야 다른 애들이 '엄마'라고 대답했어요"
"그러니까 선생님이 일본말을 쓰면 모른 척 하고 한국말을 되도록 쓰게 하는 거구나?"
"네!!"
"그럼 너는 뭐라고 대답했어?"

"나?"
딸은 잠깐 씨익 웃더니 이렇게 답했다.

"엄마마"
"엄마마? 그게 뭐야?' 내가 다시 묻자
"아니...나는 '엄마'라고 했는데, 어떤 애들이 크게 '마마'라고 해서 얼떨결에 '엄마마'가 된거에요"

스무명 반 아이들이 큰 목소리로 한쪽에서는 '마마'라고 하고 또 한쪽에서는 '엄마'라고 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어'를 편하게 쓰는 애들을 데리고 한국말을 계속 쓰게 해야하니. 내가 '딸에게 한국어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집에서 했던 일을 학교에서도 하는 구나.^^ 문득 수업료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 일본어로 자기들끼리 떠들지만, 적어도 수업시간에는 한국어로 말해야한다는 것이 하나의 룰이 되었다.

아무튼 예전처럼 딸이 일본어만 할까봐 걱정할 일은 없어졌다!

동경 한국학교 선생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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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그니
인생의 갈림길에서/아이,나의 흑백필름 l 2009/04/27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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