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휴일,
밀린 일도 많지만
딸아이와 노는 것도 솔찮은 재미가 있다.

딸아이와 논다는 것이 물론 썩 편한 일은 아니다.
등 위에 28킬로나 되는 여자아이를 태우고 말타기 놀이랍시고 마룻바닥을 여기저기 돌아다녀야되고
바이킹 태워달라는 말이 번쩍 들어앉아서 빙글빙글 돌아줘야 된다.
뿐만 아니라,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면 옆에서 들어줘야되고
책도 읽어줘야 된다.

무엇보다 이것저것 아이가 이야기하는 것을 많이 들어줘야한다.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을때는 상관없지만, 다른 일로 바쁠때도 들어줘야 한다.

이런 초딩 1학년 딸의 당면 목표는
키 130센치가 넘는 것이다.
현재 124.8을 기록하고 있는데 앞으로 5.2센치를 넘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

그 이유는
각종 테마파크에서 어른용 어트랙션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딸은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속도가 빠르고 스릴 있는 어트랙션을 좋아했다.
내게 고3때 처음 타본 바이킹은 높이 올라갈수록 현기증을 일으키면서 내리고 싶었던 기억이 있는 반면
딸아이가 그런 바이킹을 처음 타는 날, 인생 최초의 신대륙을 밟았다는 느낌으로
이거 너무 재미있다고 아우성이었다.
그게 4살이었다 -_-;

하지만 속도가 빠르고 격렬한 어트랙션은 다 130센치 키 제한이 있어 못탔다.
그래서 날이면 날마다 자기는 어서 130센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딸이 밤 9시에 꼬박꼬박 잠드는 것도 일찍 자야 성장호르몬이 나와서 키가 큰다는 말 때문이다.

아이를 키울 때는 귀찮기도 하고 시간을 많이 뺏기는 것 같기도 하지만
지나고 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부모와 자식이 함께 뒹굴고 보내는 보석같은 시간열차를 같이 타는 일이기도 하다.

문득 이렇게 글을 쓰면서, 다음 주말에 말타기 시간을 좀 더 늘려야겠다고 생각한다.
딸아이의 웃음소리가 더 많이 쏟아질테니까.

그러나 무릎으로 돌아다니는 것은 역시 힘들다.;;;




Posted by 당그니
인생의 갈림길에서/아이,나의 흑백필름 l 2009/04/2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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