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낮 화창하다.
이사도 했고, 오랜만에 아내와 딸과 함께 산책을 나갔다.
칸다강, 실은 개천이다 -_-; 와세다대학 근처를 지나간다.
노면전차 도덴 아라카와선. 딸랑딸랑하면서 지나간다. 도쿄는 오래된 물건도 제자리를 찾아 모습을 뽐낸다.
산책로 입구. 아직 벚꽃이 별로 안 폈다.
그래도 한 컷
씩씩하게 행진하는 딸아이
조금 앞으로 나아가니 벚꽃이 피었다.
일본이 자판기 대국이지만, 여긴 아예 벽을 파낸 다음 자판기를 심었다.
그나마 벚꽃이 제대로 핀 곳. 아래 흐르는 칸다강의 그늘과 대비된다.
도쿄 길거리에서 이런 기모노 차림에 게이샤 화장을 하고 우산을 들고 있으면 거의 무슨 이벤트 홍보하는 언니들이라고 보면 된다. 외국인들이 사진 찍어도 되냐고 하니까 기꺼이 포즈를 취한다. 대역배우로 나온 '무리한 연애'의 '나츠카와 유이'를 보는 듯 했다.
일본에서 공원 등에 커다란 이벤트가 있는 지 알려면 자전거가 얼마나 몰려왔는 지 보면 된다. 자전거 세울 자리가 별로 없다면 이미 만석 상태
아래는 동네 조그만 공원인데(칸다강을 끼고 있는)...이미 자리가 없다.
뒤에 파란색으로 보이는 곳이 미끄럼틀이다. 즉 평범한 공원 운동장 같은 곳에 사람들이 진을 치고 술을 마시며 놀고 있다. 돗자리로는 박스부터 여러가지. 근데 벚꽃은???
벚꽃놀이는 사실 벚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껀수가 중요하지. 일단 주말에 모여서 친구들과 마신다는 거....
아직 벚꽃이 만개하려면 며칠 더 걸릴 듯
그나마 운치있는 자리에는 사람들이...
이렇게 등이 달려 있는 이유는 저녁에서 먹고 마시라는 주최측의...
사실 자리 잡을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술안주나 군것질거리를 살 수 있는 포장마차가 얼마나 가까이 있느냐
우리 가족도 빈자리를 찾아서 군것질거리를 사와서 한시간 정도 놀았다.
일본에서 벚꽃놀이라는 게 작정하고 하려면 음식도 미리 준비해야하고, 술도 준비해야 하고, 미리 자리도 잡아야하고, 사람도 불러모아야하고 긴장의 연속이다. 이쯤 되면 놀이가 아니라 전쟁이 된다.
그런데 오늘 예정에 없이 산책을 나가보니 역시 이쪽이 더 묘미가 있다는 걸 알았다. 간단하게 가족과 함께 빈틈을 찾아 자리를 잡고 잠시 군것질을 하고 한 숨 돌리는 것. 자리가 없어도 좋다. 그냥 서서 닭꼬치를 손에 들고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다. 뭐든지 조직적으로 하면 전투적으로 되고 피곤해진다.
아무튼 주말, 역시 가족 핑계대고 쉬는 게 짱이다.
혹시 산책에 관심이 있는 분은 오다기리 죠의 '텐텐'을 한번 보시라!
봄이다.
히라가나 부터 기초문법, 현지회화까지
->당그니의 좌충우돌 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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