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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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려면, 우선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한다.
좋은 경험도 많이 해야 하고, 재미난 상상도 많이 해야하지만
결국 글이라는 도구로써 표현되기 마련이라서 좋은 문장을 많이 습득 해야한다.
무언가를 자기에게 담는 과정 없이 퍼내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마르고 만다.
그럼 습기도 머금지 않은 건조한 글이 된다.  향기도 생각도 느껴지지 않는 나열이 된다.

글을 잘 쓰려면 또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를 명료하게 다듬어야한다.
글이 길어지면 정작 자기가 뭘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지 갈피를 못잡고 횡설수설하거나,
핵심적으로 추리면 몇마디에 불과한 것을 길게 늘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글이 길어지면 질수록 자기가 처음 글을 쓰고자 했던 동기, 그 처음의 강렬한 인상을 떠올려본다. 결국 그 한마디를 하고 싶어서 쓰는 것이다.

글은 첫문장이 중요하다.
첫문장은 첫인상이다. 고기살점을 베어낼때 들이미는 첫번째 칼질이다. 첫문장에 뭔가 독자의 입맛을 확 땡기는 무언가가 있어야한다. 고통을 멈추게 해주는 약처럼 쓰거나 키스처럼 달콤하거나 식욕을 확 돋구는 떡복기처럼 맵거나. 아니면 누군가를 후려치듯 과감하게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하거나. 이런 연습 없이 글을 쓴다는 것은 배 고프다고 반찬 없이 고봉밥을 꾸역꾸역 먹는 일과 비슷하다.

글을 잘 쓰려면 되새김질을 잘 해야한다.
써놓고 알아서 봐라가 아니라 몇번이고 퇴고를 하면서 문장이 엉킨 것이 없는 지, 오타는 없는 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적절한 단어를 통해 표현되고 있는 지 따져봐야 한다. 그러므로 글쓰기는 꽤 지루한 작업이다. 하여 무언가 보상이 있어야 한다. 원고료? 독자의 열광적 지지? 방문자?
글은 한정된 공간에서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풀어내서 다른 사람과 무언가를 소통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자신과 소통한다.
 
 글쓰기가 가장 즐거울 때는 '자기'라는 첫번째 독자를 만족시키고 있을 때다. 아무리 많은 원고료를 받고 글을 쓴다 하더라도 자기부터 감동시키거나 즐겁게 해주지 못하는 문장을 쓴다는 건 고역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기술'이 될 때 지겨워진다. 내 경우 프로그램이 그랬고, 그림이 그랬고, 글이 그랬다. 그렇게 기술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글에 '자신'을 담아야 한다. 글이 정신적 노동이라고 하지만, 자신을 치유하는 치료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자기를 만나기 위해 쓰는 글.

 블로그는 그러므로 지나치게 미디어화 되지 않는 게 좋다는 생각을 최근에 하게 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뭐든지 끄적거리는 그런 공간으로서, 하루를 채워나가는 그야말로 일기장으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게 아닐까.

하다 못해 하루 하루 굳어가는 머리를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트레이닝 장으로서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글을 잘 쓰려면,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그것은 또한 '좋은 문장을 많이 접하지 못하는 나에 대한 질책'이기도 하다.






Posted by 당그니
블로그속 블로그이야기 l 2009/03/28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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