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곧 봄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관계로 이사 가야할 일이 생겼다.
 이사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한국과 일본의 방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한국은 온돌, 일본은 타타미. 두 나라의 방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국의 방과 다른 일본 타타미에서 살다 보니 처음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그 나름의 장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 일본 방, 타타미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타타미.
 이 타타미는 일본의 일반적인 집이라면 적어도 여러개의 방 중 하나씩 꼭 있다. 뿐만 아니라 여관, 온천 등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구조다. 



* 온천에서 목욕을 끝낸 후 나와서 쉴 수 있는 공간. 타타미가 깔린 와실(和室)가 많다. 

 타타미의 장점이라면, 돗자리가 바닥에 사시사철 깔려있는 셈이어서 푹신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바닥이 어느 정도 푹신한 느낌이 있어서 물건을 떨어뜨려도 나무바닥이나 시멘트 바닥과 달리 잘 안 깨진다.
 타타미는 차문화와 함께 일본인들만의 주거 공간이라, 새로 집을 짓더라도 와실(和室)라고 해서 꼭 방 하나는 타타미 방식을 차용해서 만들어 놓는다.

 그러나 타타미이기 때문에 불편한 점도 많다.

 우선 무언가를 흘렸을 때 걸레로 닦아내도 어느 정도 타타미에 배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타타미 위에서 무언가를 먹을 때는 늘 조심해야 한다. 
 
 타타미의 주재료는 '짚'과 '등심초'로 되어 있는데 이런 재료는 '다니'라고 하는 벌레가 생기는 원인이 된다. 

 그래서 바닥에 그냥 이불을 깔고 자다 보면 '다니'에 물려서 피부병이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바닥에 까는 카페트 등도 '다니'가 바닥에서 올라오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처리를 한 것을 많이 팔고 있다.

 일본 주택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낮에 베란다에 이불을 널어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습기를 제거하기 위한 것도 있으나 '다니'를 죽이기 위한 이유도 있다.
 즉 습기 제거와 함께 소독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여름에는 이불 말리기가 필수다. 

 또한, 늘 짚을 밟고 생활을 하니까 가끔 타타미 가시에 찔리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역시 뭐니 뭐니 해도 타타미의 단점이라면 먼지가 많이 난다는 점이다.
 요즘에는 조금 나아 졌으나, 겨울 내내 아이와 아내는 호흡기 질환을 달고 살았다.
 그래서 아내는 '공기청정기'를 사자고 노래를 불렀다. 

 예전에 살던 일본 집에서는 이런 타타미의 단점을 보강하고자 아예 장판을 사서 깔았다. 그렇게 하면 무언가를 흘려도 안심이고 '다니'의 공포에서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2. 한국은 온돌 방

  한국 방이 무엇보다 타타미보다 좋은 점은 온돌이다. 

 타타미는 자체 보온 기능이 없어 별도의 난방기구를 사용해야하지만, 온돌은 바닥부터 열기가 나오므로 방 전체가 따듯해지는 기능을 갖고 있다. 온돌 이야기는 예전에 다른 포스팅에서 다뤘으므로 온돌 이외의 특징을 언급해보면...

 한국의 방은 기본적으로 돌이나 시멘트로 되어 있어서 바닥이 딱딱하다.
 그래서 카페트 같은 것이 깔려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물건을 떨어뜨리면 깨지기 쉽상이다. 

그러나 타타미와 달리 니스칠로 된 장판으로 마감이 되어 있어서 바닥 무언가를 흘려도 안심이다. 타타미처럼 김치국물을 흘려도 배일 염려도 없고 그냥 걸레로 닦아 내면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타타미보다는 먼지가 적게 난다. 

 그래도 한국에서도 공기청정기를 썼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집안의 먼지에 대해서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장난감 먼지하며 창문에서 들어오는 각종 먼지 등. 그 먼지를 아이가 다 먹는다고 생각하면...청정기를 안 쓸 수 없었다.



* 한국에서 청정기를 썼을 때, 공기 정화 뿐 아니라, 방 안에서 불고기를 구워먹었을 때 공기가 얼마나 혼탁해졌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한국에서는 청정기가 선택사항이었다면, 일본에서는 타타미 때문에 거의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 봄이 되면 이사할 예정인데, 이사할 집도 최근에 지어진 집이나 타타미를 차용하고 있다. 호흡기가 약한 우리 가족, 이사 후 구입 목록 1호다.

 특히, 삼나무 꽃가루 등이 날리는 요즘 같은 봄철이면 청정기의 도움이 간절해진다.


3. 한국과 일본 방 구조를 나누는 주요 특징들

 가. 목조 건물이 많다.

 일본 방의 특징은 건물에 따라 다르지만 목조로 지어진 집으로 조금 오래된 곳이라면, 걸을 때마다 '삐그덕', '삐그덕' 소리가 난다. 당연히 아래층에서는 윗층의 발소리가 다 들린다. 
 최근에 지어진 맨션 등은 콘크리트라서 이런 걱정은 없지만, 대신 월세가 뛴다.
 
 나. 미닫이 문이 많다.

 


 이것은  도쿄의 번화가 이케부쿠로역에서 도보 10분거리, 월세 13만엔짜리 집이다. 

 한국과 일본의 방의 가장 큰 차이를 들라면 일본 방은 '후스마'라 해서 미닫이 문이 대부분이고 문을 걸어 잠그는 것이 없다. 위 그림에서도 보다시피 마루에 방은 미닫이로 그냥 구분이 되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부부간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다. 장롱이 필요 없다.

 일본에서 이사할 때 고려하는 중요한 사항은 수납할 공간이 얼마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붙박이 장이라고 하기에는 뭐하지만 일본 방에는 押入-'오시이레'라 해서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딸려 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집은 좁지만 押入(오시이레)가 이곳 저곳에 딸려있다.


 
 한국에서 장농을 사지 않으면 옷이나 다른 물건을 넣을 수 없으나 일본에서는 오시이레가 있어, 장농이 없어도 어느 정도의 물건이나 이불은 넣어둘 수가 있다. 일본 집이 대체적으로 좁기는 하지만 작은 공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 하는 궁리가 들어가 있다.



* 오시이레를 열었을 때, 내부 공간, 잡동사니부터 이불, 옷까지 수납이 가능하다.

  한국과 일본은 이렇게 방의 구조부터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고, 이 차이가 생활습관의 차이, 사고 방식의 차이를 낳는다. 
 한국사람에게 타타미는 쥐약이지만, 일본사람에게는 타타미 깔려있어야 일본식으로 마음의 안정을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다. 

 


* 일본인들에게 '차'와 어울리는 공간은 바로 '타타미'다.

 
 온돌만 해도 그렇다. 한국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구이지만 일본 사람에게는 방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로 인해 방이 지나치게 건조해진다고 느낀다. 

 문화란 이렇게 어느 한쪽이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로 익숙해지는 것이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상대에 대한 이해의 첫걸음이 아닐까. 
 
(그래도 타타미의 먼지는...여전히....)
 



히라가나 부터 기초문법, 현지회화까지 

->
당그니의 좌충우돌 일본어  







 




Posted by 당그니
일본! 이것이 다르다! l 2009/02/2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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