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지지율 폭락 중!!
어제, 일본 미디어는 아소 총리의 지지율이 20퍼센트 초반으로 폭락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 여론조사 결과는 신문,TV 할 것 없이 헤드라인으로 메인을 장식했는데, 자민당 내에서는 이대로는 중의원 선거를 할 자신이 없다며, 내년 예산안 편성 후 새로운 총리를 내세우는 게 낫다는 이야기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아사히, 요미우리, 마이니치 신문 여론조사 지지율 >
게다가 아사히 신문 조사에 따르면 총선거 후 차기 총리에 누가 적합한가 하는 물음에 그 전까지는 '아소'총리가 줄곧 앞서 왔으나, 드디어 '오자와' 민주당 대표로 역전되고 말았다.
<'수상 적임에는 오자와씨'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
올해 9월 초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가 정권을 내던진 후 '구세주'처럼 등장한 아소 타로 총리. 중의원 해산의 키를 쥐고, 총선거의 얼굴마담으로 등장했던 그가 3개월 남짓 지난 시점에서 지지율 폭락 속에 자칫하면 총리에서도 밀려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호사가들에게 귀족 집안 출신에 명품 내각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발족한 아소 내각이 왜 이 모양 이꼴이 되었을까. 그 흐름을 잠깐 짚어보기로 한다.
왜 아소타로였나.
고이즈미 때부터 줄곧 수상 자리를 노려 왔던 아소는 가까이는 전후 일본 정치를 '친미,반공,경제중심'의 기본 레일을 깔았던 수상 '요시다 시게루'의 외손자로 더 거슬러 올라가면 메이지 유신의 주역이었던 '오오쿠보 도시미치'가 고조부인 그야말로 귀족집안 출신이다. 학벌도 귀족자제가 주로 다니는 학습원 대학 정경학부 출신으로 스탠포드 대학원을 거쳐 런던까지 유학을 마쳐서 어디 하나 부족함 없는 간판을 가졌다.
<아소 총리의 외조부 요시다 시게루>
뿐만 아니라, 후쿠오카 출신으로 아소 시멘트 사장을 역임하면 경제통을 자임하면서도, '할 말은 한다'는 강한 인상에 만화를 좋아한다는 오타쿠 이미지로 젊은 층에게 강한 어필을 하면서 후쿠다 사임 후 자연스럽게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자민당 내에서는 고이즈미와 정책 방향은 다르지만, 후쿠다의 유약한 이미지를 벗고 뚜렷한 자기 소신을 가지고 할 말을 하는 아소에게 '제2의 고이즈미'를 기대했는 지 모른다. 실제로2005년 중의원 선거때 민주당과의 백중세에서 자민당의 압승을 장담할 수 없었지만 선거 직전 '고이즈미'는 '우정국 민영화'에 대한 찬반을 '자민당까지 깨부수겠다'는 자신의 개혁노선의 대한 지지여부로 치환시키면서, 중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이끌어낸 적이 있다.
이렇게 고이즈미가 몇년 전에 화려하게 다 쓰러져가는 자민당을 구해낸 것 처럼 재건에 나선 구원투수 아소 총리. 그러나 현재 쓰러져가는 자민당의 대들보를 하나 둘 씩 뽑고 있는 것이 역설적으로 '아소'총리 본인이 되고 있다.
검증 안된 경제통?
아소 총리가 자민당 총재 후보로 나서면서, 내세운 강점이 두가지 인데 하나는 '아소 시멘트' 사장을 역임했다는 것과 '만화'를 좋아해서 일본 문화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오타쿠'들의 열성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9월에 발간된 주간 '아에라'에서는 이 두가지를 철저하게 검증을 했다.
첫째는 그의 경제통 이미지.
아소시멘트에 1973년 32세로 사장에 취임 6년간 경영했으나, 아소는 단순히 부모가 만들어놓은 사업영역에 만족하지 못하고 해외에서 얻었던 영감 등을 살려서 외식산업이 번창할 거라고 믿고 패스트푸드 점을 냈으나 2년만에 철수, 이후 자동판매기 회사를 세우거나, 해외에 다이아몬드 광산 공장을 만들거나 했으나 줄줄이 실패했다. 오히려 그는 사업보다는 외적인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클레이 사격 선수로 몬트리올 올림픽 일본대표로 출장하는 등.
그는 결국 78년에 동생 유타카에게 회사를 넘겨주고, '요시다 시게루'의 후광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정계에 입문하게 된다.
어쨌거나 아소 총리는 이 때 아소시멘트를 경영했다는 이미지로 '경제통'을 자처하면서 정치적 자산을 형성하게 되지만, 그의 정치적 고향이 후쿠오카나 관료들 사이에서는 '경제통의 아소'의 이야기가 흘러나온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아소 총리의 약점은 9월 취임 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인해 세계금융위기가 일본을 덮치면서 여실히 드러났다. 주가 폭락을 시작으로 기업 도산, 파견 노동자 해고, 지방 은행의 부채 급증 등 일본 경제의 불황이 급속하게 확산되는 가운데, 정책의 일관성이 없이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줄곧 노출시키면서 지지율을 지속적으로 깎아 먹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소비진작을 위해 모든 국민에게 소득제한 없이 1만 2천엔을 주기로 했는데, 이 정책조차 진행 과정에서 당내 불협화음은 물론이고, 소득 제한 등 정부가 해야할 일을 지자체에 미루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 결과 국민들의 70프로가 선거용 돈뿌리기라는 인식을 하고 있고, 가뜩이나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현 상황에서는 나중에 세금이 더 늘어날 뿐 정작 소비가 살아날 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상황이다.
오타쿠의 열광을 이끌어낸 '만화광'은 만들어진 이미지?
두번째 만화광 아소의 진실?
그를 화제로 만든 건 단연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를 좋아한다는 것.
그러나 이것도 만들어진 이미지라는 이야기가 많다. 그는 원래 '지나치게 강한 얼굴로 가까이 가지 않으면 매력이 없다는 '반경 2미터의 남자' 라고 불렸다.
아소총리는 이후 아베와 총재자리를 놓고 다툴 때, 오타쿠들이 모이는 '아키하바라'에서 '자칭 오타쿠라는 여러분, 캡틴츠바사 알고 있는 사람?'이라며 정치연설하는 자리에서 '만화'이야기를 꺼냈다. 캡틴 츠바사는 축구 만화로 일본 축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J-리그 1세대들이 이 만화를 보며 축구의 꿈을 키웠다. 이 때부터 아소는 오타쿠들이 모이는 2ch에서 화제가 되면서, 자민당 총재선거를 하나의 축제 이미지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올해 9월 드디어 총재로 선출되면서 애니,만화 관련 기업 주가가 올라가는 뉴스도 나왔다.
<아키하바라에 있는 아소 타로를 친근감있게 느끼게 하는 간판>
젊은이들에게 어필을 한 만화광 이미지는 최근에 그가 '한자'를 잘못 읽으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한자를 틀리게 읽음으로써 귀족 이미지에서 바보 총리로 추락
일본어는 아시디시피 '한자'가 없이는 자립할 수 없는 불완전 구조이다. 히라가나만 가지고는 동음이의어가 너무 많아서 뜻이 불분명해지고, 띄어쓰기가 없는 일본어로는 독해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 따라서 성인이라면 어느 정도 고급한자를 잘 알고 있느냐에 따라 그의 지식수준이 갈리며, 최소한의 상용한자는 요미가나(한자 위에 붙는 히라가나) 없이도 읽는 게 상식 중에 상식이다. 그런데, 최고 학벌 및 유학까지 다녀온 아소 총리가 한자를 잘 못 읽는 사건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그가 잘 못 읽은 한자 중 대표적인 것은 아래와 같다.
미증유 未曾有: みぞう(미조우) 인데,みぞうゆう(미조-유-)로 읽음
빈번 頻繁: ひんぱん(힌판) 인데, はんざつ(한자츠)로 읽음
이것도 TV로 생중계되는 국회 질의응답시간에 생긴 일이다.
문제는 이 한자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상용한자로 중학생 레벨이라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걸 계기로 주간 신쵸, 주간 분슌 등 총재를 엄호해야할 우파잡지들이 나서서 아소 총리를 '바카', '아호(바보)'로 직격탄을 쏘면서, '만화만 읽으니까 그런거다' 하면 집중포격을 하고 있다. 일본 만화는 초딩들도 보므로 한자 위에 꼭 읽는 방법(요미가나)이 기재되어 있고, 한자를 몰라도 읽을 수 있게 해놓았기 때문이다.
< 만화만 읽기 때문이다!!, 학습원의 수치라고 졸업생들도...바보 수상 아소 - 헤드라인이 과격하다 -_-, 주간 신쵸>
만화 이미지로 젊은이들에게 어필을 했던 전략이 이제는 오히려 바보 취급당하는 결정타가 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최근 지지율 하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을 나는 이 한자 사건이라고 보는데, 일국 총리의 지식수준을 여지없이 드러낸 사건이라, 가끔 TV 나와서 발언하는 그를 보면 또 어떤 말실수를 할까 불안하기까지 하다.
계속 되는 실언으로 총리 맞아?
그리고 계속 되는 실언.
장기집권으로는 역대 몇손가락에 꼽히는 고이즈미 총리는 늘 인터뷰를 할 때 시청자들이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단순하고 명료화해서 말하는 것을 즐겼다. 그런 그의 말솜씨가 그의 인기로 이어진 것은 당연한 일. 즉, 정치영역에서 정치가의 말은 굉장히 중요한 정치적 행위 중 하나다.
그런데 아소총리는 잇따른 실언으로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파고 말았다.
지난달 학부모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들을 교사로 착각해 “까다로운 학부모들 다루기 힘드시죠”라고 말했고, 의사들에 대해선 “사회적 상식이 결여된 사람이 많다”고 말 해 물의를 빚었다. 복지 관련 논란을 빚고 있는 고령자 의료비 문제에 대해서도 “몸 관리를 못 해 골골하는 사람들의 의료비가 왜 내 주머니에서 나가야 하느냐”고 말하면서 총리 자질까지 의심케 하고 말았다.
게다가, 자신의 고급 호텔 식당과 바 출입과 관련해선 “호텔 바가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되레 기자들에게 호통쳐 국민 여론을 결정적으로 악화시켰다.
그 결과 지난달 37프로를 유지했던 지지율은 한달만에 21프로 폭락했고, 언론에서는 이미 '정권말기'라고 '아소내각'을 부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런 상태라면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를 치르면 자민당 의석이 과반수 아래로 급감해 야당으로 전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도 불황 중: 11월 기업 도산 건수는 1277건, 2088년 상장기업 도산수 누계30건, 전후 최대>
아소의 장점이라고 어필했던 것이 모두 단점으로...
1. 경제통이라고 자처했으나 제대로 된 경제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고,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
2. 만화 등으로 젊은이들의 지지를 얻었다가 한자를 틀리게 읽음으로서 일본어의 기초인 '한자'실력까지 의심받고 있다는 점. 오히려 만화를 읽는 사람은 한자도 못 읽는다는 안좋은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만화계에 종사하는 다수의 선량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는 점.
3. 애초에 강한 이미지와 달리 '실언' 등으로 우왕좌왕한 채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점.
< '지지율 다운'에 대해서 기자들이 묻자 -> 경기대책 중 특히 고용대책 등이 불충분하다는 의견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아소 총리를 보니...동해 바다 건너 한국 지도자 MB의 이미지와 겹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지도자만 놓고 보자면...
747정책으로 정권을 잡았다가, 성장률 1퍼센트대로 추락, 경제는 간데 없고 삽질(?)만 남은 한국의 현실.
IT강국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로그인을 못해서 청와대 시스템을 못썼다는 전설과 함께, 국민들을 위해 '값싸고 질좋은 소고기'를 들여왔다는 명언(?)을 남긴 이대통령은 아소 타로 총리의 막강 친구가 될 판이다.
오는 13일 일본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출범 3개월만에 지지율 20프로대를 갱신한 두 사람은 가히 동지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인데, 두 나라의 지도자만 놓고 보자면 이미 충분히 가깝고도 가까운 사이가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이 두 사람이 만나서 나눌 대화가 벌써부터 심히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