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1.
얼마전 모 유학생 카페에서
일본에 벌써 몇년째 살고 있는데, 일본어 실력이 갑자기 떨어졌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이야기인 즉은,
오랜만에 만난 일본인 친구가 왜 그렇게 일본어가 이상해졌냐고 했다는 거다.

그 주인공은 일본인들과 어울리다가 한국인과 주로 일을 하는 곳에서 몇년 지내다보니 자기 억양이나 발음이 다 한국식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일본에서 어느 정도 생활에 적응하게 되면 사실 일본어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지 않는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고, 뉴스를 들어도 다 알아들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역시 언어는 쓰기 나름이다.

2.
일본에서 6년 살다가 한국에 1년간 체류했을 때는
나는 잠시 과외를 한 적이 했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일본어를 쓸 일이 없어서
오랜만에 사코다상과 국제전화(인터넷 폰이긴 했지만)를 하게 되면
스스로 일본어로 이야기 하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곤 했었다.

평소에 쓰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왠지 답답함도 느꼈다.

(아마 한국으로 귀국한 영미권 유학생들도 이런 기분이 아닐까 짐작)

3.
그러고 보면
회사에 출근해서 일본애들과 나누는 단순한 대화.

'감기 걸렸냐'

'지금 뭐 먹고 있어!! 그거 칼로리 높다니깐.'

'방금 졸았지?'

'내가 빌려준 책 언제 돌려줄꺼야!'

'이번에 아소가 만2천엔 준다는데...너 그거 받으면 뭐할꺼야?'

'2ch에서는 그 돈으로 에로게임 산다더라...' -_-;

이런 아주 사소한 대화가 어떤 의미에서
나의 적정한 일본어 수준과 감각을 유지시켜주는 중요한 트레이닝 현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요즘 읽고 있는 책, 잡지, 경제 현상 등등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스스로 신경써야할 발음, 억양, 그리고 농담 수위 조절 이런 거에 신경을 쓰게 되니깐 말이다.

언어란 역시 매일 아주 작지만 해야되는 거다.

초급이든 중급이든 상급이든...

그냥 물 흐르듯 그렇게...

시험 공부 하듯이 말고.



Posted by 당그니
당그니 일본어 교실 l 2008/11/12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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