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1. 롯폰기 힐즈 이미지 실추?

 한국에서 도쿄로 여행을 오는 이라면 한번쯤 들러보는 관광 명소, 롯폰기 힐즈.

 이곳은 2003년 4월에 오픈 후 야후재팬을 비롯한 라쿠텐, 라이브도어 등 IT 벤처기업과 골드만 삭스를 비롯해 외자계 기업이 차례로 입주하면서 화제를 모았고, 호텔 및 유명 브랜드 샵과 고급 레스토랑을 포함한 복합상업구역으로 도쿄를 대표하는 '소도시'로 군림해온 곳이다.
 오픈 시  힐즈 옆 고급맨션에는 관련 회사 대표 및 연예인들이 살면서 뉴스를 뿌렸고, 그런 만큼 이곳에 입성하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사람, 성공한 회사라는 징표가 되기도 했다.

 롯폰기 힐즈 꼭대기에 있는 '모리미술관'은 삼성 이건희 회장이 다녀간 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곳은 2007년 오픈한 '도쿄 미드 타운'과 더불어  한국에서도 도심 재개발 관련 참고차 많은 이들이 다녀가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롯폰기 힐즈가 이번 '리먼 브러더스 도산'으로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겪고 있다.

 이른바 '힐즈의 저주'라는 비유까지 떠돌아다니고 있는데, 대체 '롯폰기 힐즈'의 브랜드 가치와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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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사히TV 쪽에서 바라본 롯폰기 힐즈 중심건물, 모리 타워 빌딩 >


2. 라이브도어 뒤에 숨은 '리먼 브러더스'

이야기는 시계를 되돌려 3년전,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5년은 일본을 강타한 인터넷 기업 '라이브도어'의 '후지TV' 인수전이 있었던 해다.
 이 인수전은 젊고 패기에 찬 '라이브도어'사장 호리에가 일본을 대표하는 TV매체 '후지TV'를 적대적 인수합병하고자, '후지TV'의 지주회사 격인 '닛폰방송'을 35%를 사들이면서 시작되었다.  이에 후지TV는 기존 주식의 2.5배에 달하는 닛폰방송 주식을 새로 발행해서 자사로 넘기는 방어안을 마련했으나, 법원으로부터 '불공정행위'로 판결, 라이브 도어의 '후지TV' 장악은 시간 문제로 보였다.

 당시 32살이던 호리에는 '후지산케이 그룹'을 인수해서 '산케이의 극우이념은 필요없다. (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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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그룹을 장악하면) 산케이신문을 원래의 경제신문으로 되돌리겠다”라며 화제를 모았고, 한국 언론들도 여기에 비상한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호리에의 '후지TV 인수전'을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만다. 야후재팬의 모기업인 '소프트뱅크'가 닛폰방송이 보유하고 있던 후지TV 주식을 소프트뱅크계열사에 5년간 빌리는 형태로 구원투수 역할에 나섰기 때문이다. 즉 라이브도어가 닛폰방송을 장악하더라도 후지TV 주식을 없앰으로써 경영권을 행사할 방법을 아예 없애버린 것이다.

 결국 라이브 도어는 후지TV에 440억엔을 출자받고 매입한 닛폰방송 주식을 두배이상 가격으로 후지TV쪽으로 넘긴 뒤 '화해'를 선언했다.

 그러나, '기득권 세력과 신흥 IT 세력의 세대 전쟁''일본식 경영과 서구식 경영의 대결' 등으로 묘사되면서 당시 일본인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젊은층들은 '호리에'에 많은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 라이브 도어의 '후지TV'인수전이 3년이 지난 지금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당시 '라이브도어'가 <닛폰방송>을 인수할 때 사용한 800억엔에 이르는 실탄 공급을 바로 이번에 파산한 '리먼브러더스'가 대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리먼'은 라이브도어로부터 10% 싼 가격에 전환사채를 인수했고 후에 주식으로 전환해서 150억엔 안팎의 이익을 올렸다.
 
 이 일을 두고 일본을 대표하는 저술가 '다치바나 타카시(立花隆)'는 “거품경제 붕괴 이후 일본에서 계속된 미국 금융자본의 일본 부(富) 강탈노선”의 '일환'이라고 보았다. 일명  '일본판 론스타 버전,즉, 리먼 먹튀 사건'이 되겠다.

 후지 TV 인수에는 실패했으나, 낡은 일본 경제계에서 이단아이자 혁명가로 떠오른 호리에는 '자민당' 지원을 받으면서 무소속으로 중의원 선거까지 출마하는 기염을 토했으나, 낙선하기도 했다. 그러나 '호리에'의 화려한 날은 그가 벌인 중대한 범죄를 통해 막을 내린다.

 2006년이 시작된 지 얼마 안되던 1월 하순 호리에는 '도쿄지검 특수부'에 의해 '분식회계'혐의로 전격 체포된다.

 그리고, 호리에의 구속은 같은 건물 주민이었던 '무라카미 펀드'로 불똥이 튀게 된다.
 '호리에'와 함께 닛폰방송 인수전을 함께한 '무라카미 펀드'의 대표 '무라카미 요시아키'씨도 그 해 6월 '내부자 주식거래 정보제공 및 공유' 위반 혐의로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호리에'와 '무라카미'의 공통점이라면 둘다 롯본기 힐즈에 둥지를 튼 힐즈족이며, 호리에는 기업인수합병, 무라카미는 주식매매를 통해 급성장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본을 대표하는 제조업이 아니라, IT,금융자본주의를 배경으로 한 세대다.

 이렇게 롯폰기 힐즈에 자리잡은 신흥 IT 기업 '라이브도어'와 '금융자본주의' 상징하는 '무라카미 펀드'가 몰락하면서, 벤처, 금융 등의 화려한 기업이 입주한 '롯폰기 힐즈'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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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타워 입구, 골드만 삭스 등이 입주해있다.>


3. '롯폰기 힐즈'! 버블 붕괴의 급류에 휘말리다.

롯폰기 힐즈의 추락은 '라이브도어'와 '무라카미 펀드'의 몰락 이후에도 계속된다.

올 해도 힐즈에 입주해 있던 굿윌(Good Will) 이라는 인재파견회사가 폐업을 했기 때문이다.
 
'굿윌'은 양극화되는 일본사회에서 가뜩이나 어려운 일용직 파견사원들을 착취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는데, 결국 '위법파견'이 들통나면서 '사업허가'가 취소, 올해 7월에 전면폐업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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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 달 후 미국 금융위기의 핵폭풍으로 '리먼브러더스'가 도산하면서 '롯폰기 힐즈'는 또다시 일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리먼브러더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본부'가 '롯폰기 힐즈 29-32층'에 입주해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는 이렇게 '라이브도어','무라카미 펀드''굿윌'에 이어 '리먼'의 파산을 두고, '롯폰기 힐즈의 저주'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는 실정이다.

롯폰기 힐즈는 '힐즈족'이라는 유행어와 함께 양극화시대에 신흥부자들의 상징으로 떠올랐고, 대다수의 일본인들이 선망하는 '외자계 기업'이 입주한 글로벌 기업이 입주하는 '성'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나, 이제는 '버블의 붕괴'를 상징하는 곳으로 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벼락부자' '신흥부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곱지않은 시선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실제로 롯폰기 힐즈 옆 고급맨션은 월세만 '수백만엔(수천만원)'에 이르고, 롯폰기 힐즈의 상징은 모리타워 내 사무실 임대료는 2500만엔(2억5천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즉, 그만한 수익이 없이는 이 곳에 자리잡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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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만 수백만엔에 이르는 롯폰기 힐즈 옆 고급맨션>
 

4. '리먼'과 러일전쟁?

 끝으로 리먼 브러더스는 '산업은행'이 인수를 하려고 해서,
 한국에서 갑자기 유명세를 탔는데,
'라이브도어의 후지TV인수전' 이전에도 '일본'과 인연이 있다.

 그것은 1977년에 '리먼 브러더스'에 인수합병된 '쿤롭 그룹'때문이다.

 20세기 초 '모건'이나 '록펠러'처럼 한 때 미국의 8대재벌으로 불렸던 유태계 금융그룹  쿤롭(Kuhn Loeb)은 러일전쟁이 한창일 때 '영일동맹'에 근거해서 일본정부가 공채를 런던에서 발행했을 때 사주었다.
 이로써 막대한 전비가 소요되던 일본정부는 숨통을 틔우게 되었고, 일본은 러시아에 승리한 후,본격적으로 열강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러일전쟁의 승리후 한국이 일본에 강제적으로 주권을 잃게 된 역사를 생각한다면 '쿤롭'을 흡수한 '리먼'의 파산은...한국에게도 '인과응보'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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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폰기 힐즈, 모리타워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다시 이야기를 롯폰기 힐즈로 돌려서...

 롯폰기 힐즈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오피스 입주율에서도 나타난다.

롯폰기 힐즈는 2008년 3월 현재 근처의 '도쿄미드타운'이 오피스 입주율이 100%임에 비해, 92.2%로 낮은 수준이고, '라이브도어','라쿠텐'등 IT기업이 비싼 임대료로 이곳을 뜬 실정이다.
 또한, 비슷한 컨셉의 복합공간인 '도쿄 미드타운'의 오픈으로 도쿄를 대표한 인기 스팟의 이미지가 점점 흐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일본기사 http://moneyzine.jp/article/detail/94404)

물론, 일본을 대표하는 포털 '야후재팬'은 여전히 본사를 롯폰기힐즈에 두고 있으며, 일부만 '도쿄 미드타운'으로 옮겼다고 한다.
 
 
2003년 4월, 롯폰기 힐즈가 오픈한 지 5년, 향후 이곳이 어떻게 변해나갈지 궁금해진다.
 
'힐즈의 저주'는 계속 될 것인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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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폰기 힐즈에 이은 롯폰기 신명소, 도쿄 미드타운, 롯폰기 역을 두고 서로 대각선 방향으로 마주보고 있다>





히라가나 부터 기초문법, 현지회화까지 

->
당그니의 좌충우돌 일본어  












Posted by 당그니
일본은 최근 이슈는?/경제 l 2008/09/22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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