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1.
이틀 동안 딱 한번 밖으로 나갔다.
꽃가루가 들어올까봐 문도 못열고 외출도 삼가다가
김치 말고 반찬이 떨어져서 도저히...
장을 안보니 김치찌개에 넣을 게 없었다.

가서 야채 잔뜩, 과일쥬스, 낼 회사가서 먹을 간식까지 사왔다.
다행히 꽃가루는 잔뜩 몰고 오지 않았나 보다.
집에 와서 콧물이 흐르지 않는다.

우리 동네는 월요일에 캔, 박스 등을 수거하는데
지난 3개월동안 모아둔 캔과 박스, 종이 등을 드디어 처분했다.(그리 많지는 않았음 ㅎㅎ)

마루 한 구석에 켜켜이 쌓여있던 것을 정리하니, 머릿속이 다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살림이라는 게 요리,설거지,청소 도 있지만, 쓰레기 처분하는 것도 큰 일 중 하나다.

2.
밀린 rss를 다 읽었다.
이것도 쓰레기 처분?
에이...그건 아니지.

3개월치를 한꺼번에 몰아서 읽다보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어떤 사람은 블로그를 그만두기로 했고, 어떤 사람은 직장을 그만두었다.
나는? 블로그도 꾸역꾸역 쓰고 직장도 꾸역꾸역 다녀야지 -_-;;
무릇 모든 일은 체력이다.

그리고 몇 개의 에세이를 쓰려다가 주말 時間切れ(타임 아웃)
봄비이야기와 서울극장에서 헌팅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한국에서 가져온 책 '도쿄를 알면 일본어가 보인다' 다시 읽었다.
문장 중 약간 어색한 부분 수정. 출판사로 보냈다.

독자는 책을 한두번 읽지만 그걸 만든 사람은 수십번도 더 읽는다. 지겹다. 자기가 쓴 책과 글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읽는다는 것. 그래도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으면 언제 이런 이야기를 했나 싶게 새롭기도 하다.

일기는 그래서 쓰는 거 아닌가.
십년 전의 나. 며칠 전의 나를 미래의 나가 만난다.
글이라는 그래서, 뭐랄까
영원히 붙잡을 수 없는 현재를 꼼꼼하게 붙잡아놓는 가장 간편한 수단일지도..

암튼 주말에도 쉰 것인지, 일한 것인지 분간이 안간다.
일에 쫒기다가 휴식이 찾아오면 이건 휴식이 아니라 모든 게 귀찮아진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비가 왔으면 좋겠다.
꽃가루가 날리지 않을테니...
잔인한 봄이 지나간다.
Posted by 당그니
일본생활 이모저모 l 2008/03/24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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