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1. '초밥' 하면 일본, 일본 하면 '스시寿司'

한국에는 요즘 초밥 레스토랑이 인기라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데, 일본으로 떠나는 여행객들도 현지에서 '회전초밥집'정도는 들러  '10그릇'이상은 먹고 오는 게 기본이다.

내가 교토의 한국식 '불고기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할때, 일본사람들이 일본식 '불고기'말고 한국에 가서 꼭 '본고장 고기맛'이나 '김치'를 맛보겠다고 다짐했던 거랑 비슷하다.

실제로 내가 먹어본 바, 한국초밥의 '밥'보다 일본 초밥이 '밥'이 더 입에 달라붙었고, 회가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게다가 크기도 컸다. 가격도 한접시 두개에 100-200엔이니 만족!!

 따라서 일본에 누군가 오게 되면 동네 근처의 '회전초밥'집에 꼭 데려가서 '본고장 맛'을 보여주곤 했다. 한국에 들어온 이후에도 한국에서 먹는 '초밥'은 왠지 성에 안차서 일본에 다시 가면 '회전초밥'을 가장 먹고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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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지에서 105엔 등 싼 가격으로 손님을 유혹한다. 당그니 그림.

일본 동네 구석구석까지 침투한 '회전초밥'의 가격은 한 그릇당 초밥 두개에 120엔이나 130엔 정도이다. 우리나라 물가로 따지만 960원 정도. 한개당 500원 전후다.
'회전초밥'이 아닌 '일반' 초밥집의 가격은 10개 1000엔이 가장 낮은 가격이라 실제 '회전초밥'집의 가격은 일반초밥집의 절반수준인 셈이다.
(실제로 일반 초밥집은 松、竹、梅 등의 단계가 있고, 송,죽,매 순으로 비싸면서 고급인 것이 일반초밥집 체계 - 예외는 물론 있음)

'회전초밥'은 이렇게 낮은 가격에 맛도 있다보니 주말이면 가족들로 줄을 서는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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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있는 회전 초밥집, 주말 저녁시간엔 이렇게 줄서야 된다. 
 
그런데, 올해 1월에 출간된 '회전초밥 값싼 재료의 비결'(아래 사진)의 책 내용이 최근 일본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다. 그 이유는?

우선 이 책에 대한 출판사의 소개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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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의 식문화에 완전히 녹아든 '회전초밥'.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많은 일본인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싼 물건에는 까닭이 있습니다. 낮은 가격의 비밀은, 결코 '기업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이 책에서는 아주 저렴한 가격의 주방 뒷무대로부터, 시장에 내놓을 수 없는 '상처투성이 물건' (죽은 참치나 양식한 질 낮은 고기, 물 위로 떠오른 것, 기형어) 유통의 어두운 부분, 삶은 붕장어(아나고) 등 외국산 가공품으로 약품에 담근 것 등의 문제, 그리고 블랙배스나 나일파치 등 외래종을 가지고 위장한 물고기, 속임수 대용으로 쓰는 물고기의 실태까지,, 값싼 물고기 종류의 비밀을 정면으로부터 탐구하는 최초의 책입니다.



책 내용을 좀더 살펴보면

   그리고, 값이 싼 최대의 비밀은, 재료의 위장이다. 원산지위장뿐 아니라, 붕장어(아나고) 대신에 '바다뱀'을 쓴다거나, 변신괴물 처럼 '심해어'를 '고급어'인 '광어', '쥐노래미'로서 내놓는 것. 네기토로(참치의 기름기 많은 부분에 파를 얹은 것-당그니 주)에 이르러서는, 고기가 빨갛다는 것 뿐 말고는 참치와는 닮은 듯 안닮은 듯한 붉은 개복치(생전 처음 듯는 고기 -_-;;)가 섞이고, 또한 '블랙배스'나 새까만 '미국메기'가 고급종인 '농어'로 위장된다. 그 중에는 양식장에서 폐기 되어야 했을 기형의 '참돔'이나 '방어'등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까지 있는 것이다.

 回転寿司「激安ネタ」のカラクリ (別冊宝島) (ムック) <- 원저 일본 아마존 서점 링크


 이 책을 쓴 저자(아즈마 히로카츠)는 원래 '문예춘추' 사건기자로 다년간에 걸친 물고기 양식, 낚시 등의 경험을 살려, 지금도 터부시되고 있는 많은 어류유통에 대해 철저하게 취재를 감행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이 말하는 것은, 120엔, 130엔 하는 엄청 저렴한 일본 회전초밥집에서 체인위로 돌아다니는 '초밥'의 재료가 '죽은 물고기나 기형'이거나' '외래종을 섞거나' '가짜를 진짜로 둔갑시키거나' '약품처리 혹은 착색'을 한다는 것이다.

주말이면 아내와 딸과 함께 동네 '회전초밥'집을 자주 찾은 나로서는 조금 '쇼킹'한 내용이었다. 나는 뭐 삶은'붕장어'는 안먹지만, (아 먹은 적이 있던 거 같기도 하고) 그게 '바다뱀'이었다니, 잠깐 아연 실색 -_-;; 바다뱀도 '붕장어목 바다뱀과'라 해서 물고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현재 바다뱀-うみへび이 파충류나 어류냐 에 대한 논쟁이 붙었음 -_-;)

위 책의 필자가 주장하는 것은 결론적으로 이것이다.

값싼 회전초밥집에 나오는 생선은 기업이 열심히 비용을 절감해서 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도저히 유통될 수 없는 '재료'를 싸게 들여와서 위장해서 내놓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된 데에는 지나치게 싼 것만 찾았던 소비자의 책임도 있다는 것이다.


2. 이 이야기에 대한 일본인들 반응은?

이 내용을 이슈화한 블로그 내용만 읽은 사람들의 의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뭐 다 아는 이야기 아니냐. 잘 먹고 이제 와서 딴 소리냐.
2. 뭐 몸에 해가 안되고 싸고 맛있으면 그걸로 장땡이다.
3. 다른건 다 참아주겠는데 '기형어'는 안된다 ㅜ.ㅜ
4. '기형어'도 양식에서 생긴거다, 100프로 중 5프로가 기형어라면, 기형어뿐 아니라 같은 조건에서 자란 정상적인 물고기도 문제인거다.
5. 그니까 먹지마.
6. 나도 알아. 그래서 한 일주일 정도는 안가는데, 그 다음부터 또 아무생각 없이 가게 돼. 이런 다짐이 며칠 안간다는 게 문제지.
7. 나 지금껏 많이 먹어왔는데 지금도 멀쩡하거든. -_-;;
8. 니들 '일반 초밥집'의 진짜 맛있는 초밥 한번 먹어보면 '회전초밥'집 못간다.

이렇게 요약이 되겠다.

관련링크: http://d.hatena.ne.jp/fujipon/20071002
                  http://blog.livedoor.jp/dqnplus/archives/1040380.html#comments

그러나 실제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평은 좀더 냉정하다.

* '그 동안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갔었는데 앞으로는 절대 못가겠다',

* '일반초밥집은 가서 시키기도 뭐하고 비싸기도 해서 회전초밥집을 애용했는데, 이 책을 보고나서 절대 안가기로 했다.'

* 사실 싼데는 원래 다 이유가 있다. 기형어나 죽은 물고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자도 있는 모양이다. 결국 고양이도 안먹는 물고기를 '합성착색료'나 '합성보존제'를 사용해서 '싸게' 만든다음 '회전초밥집'에 보내니 '싼'것이 당연하다. 싸면서 안전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 거다.

* 물고기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안전할 줄 알았다. 왜냐면 소고기 보다 인간이 키우는 것이 어려울 줄 알았으니까. 특히 일본 스시는 바다 것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강조한다 '싸다고 우르르 몰려가는 손님들(우리들)이 이런 것을 조장하는 거라고. 뼈저리게 알게되었다.

*꽤 충격적인 내용. 회전초밥집에 가면 무엇을 먹어야할지 알 수 없게 되었다. 내용 중에는 아연실색할 만한 가공품의 수법, 각 재료의 정체까지 구체적으로 레포트가 되어 있었다. 안전성에도 꽤 문제가 있는 업계다. 읽길 잘했다.




3. 일본에 회전초밥집이 널리 퍼진 이유는?

한국에 '삼겹살'집이 널려있듯이 '회전초밥집'은 일본을 대표하는 풍경이다.

 회전초밥의 원조는 누굴까.
 회전초밥을 처음 만든 사람은 '시라이시 요시아키'라고 하는 사람이다.
 1947년 히가시오사카에서 '겐로쿠'라는 작은 식당을 운영하던 그는 우선 주변 공장지대 사람들이 보통 초밥집이 비싸서 먹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재료를 싼 것으로 바꿨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가격이 내려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어느날 아사히 맥주 공장에 우연히 갔다가 본 '공장 컨베이어 밸트'를 보고 착안, 10년의 연구끝에 만들어 내놓은 것이 바로 이 '회전초밥'이다.
 일반적인 초밥집은 손님의 요구에 따라 그때 그때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비쌀 수 밖에 없었으나, 컨베이어 벨트가 있다면 그냥 만들어서 얹어놓으면 자동적으로 먹고싶은 사람이 골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인건비가 절감이 되었던 것이다.  



 회전초밥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한가지는 '값싼 재료', 두번째는 '일일이 주문받지 않아도 되는 편리한 시스템'이라 할 수 있겠다.

즉, 회전초밥 자체가 '값싼재료'를 들여서 만들다보니 태생적으로 이런 문제를 안고 있었던 셈이다.

 요즘에는 '회전초밥집'의 저가격 공세에 대응하느라고 '일반초밥집'중에서도 가격을 표기하는 경우가 있지만, 웬만한곳은 가격이 표기되어 있지 않아서 얼마인지 가늠하지 못하는 초밥집이 많다. 즉 잘못들어갔다가는 지갑 거덜나기 쉽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120엔 균일의 초밥으로 일일이 주문하지 않아도 되는 회전초밥집이 인기를 끈 것은 당연한 일.

'회전초밥집'이 번창한 이유는 단순히 싼 가격의 초밥을 찾는 손님 뿐 아니라, 높은 가격을 고수하는데다가 가격이 얼마인지도 제대로 고시하지 않았던 기존의 '일반' 초밥집 잘못도 크다.

 일반초밥집은 영업을 위해 각 집에 전단지를 뿌리거나 셋트메뉴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람들은 역시 가격계산이 가능하고 가서 편하게 먹고 올 수 있는 회전초밥집을 가기 마련이다.

4. 일본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이 내용을 가지고 '도쿄'에 사는 일본인 친구에게 '인터넷전화'로 말을 걸어보았다.

당그니: "이거 봤어요?"
일본친구: "뭐에요?" (내가 관련 링크를 보여줬다)
당그니: "회전초밥집 재료가 이렇다네요"
일본친구: "오호호호....장난 아니네요, 나도 몰랐는데. 앞으로 애 데리고 못가겠네요"
당그니: "한국에서도 가끔 반찬 재활용가지고 말이 많은데...^^"
일본친구: "요즘 일본에서는 중국산 식품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던데 남 이야기 할때가 아니네요."
당그니: "저 일본 가면 같이 회전초밥집 가려고 했는데^^"
일본친구: "일반 초밥집 갑시다...-_-;; 회전초밥집 가서 '바다뱀'을 먹을 수 없잖아요.
당그니: "한국의 일반 관광객은 사실 잘 모르거든요. 어디가 좋은지. 게다가 일반초밥집은 일본어를 못하면 시켜먹을 수가 없으니"
일본친구: "가장 확실한 방법은 '츠키지-築地'라고 '긴자'옆에 있는 '어시장'이 있어요. 그 시장에 딸린 회전초밥집은 믿을 만 할 거에요. 재료를 바로 옆에서 구하니까 아무래도 싸고 믿을 수 있죠."
당그니: "회전초밥집 앞으로도 갈꺼에요? 며칠 지나면 또 먹고 싶어지지 않을까요?"
일본친구: '안갑니다 -_-;; 아 무섭당..특히 난 왜 마구로(참치)스시를 안 먹었거든요. 어느 회전초밥집을 가도 이상하고 '마구로 스시'는 맛이 없더라구요
당그니: "그거 위 말마따나 빨간게 착색한 거 아닐까요?"
일본친구: 어머나....-_-;;
                 아마도 그렇겠군요. ㅜ.ㅜ

* 도쿄의 '츠키지築地'는 서울의 노량진 수산시장과 같이 수산물을 전문적을 취급하는 곳으로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차분한 도쿄에서 활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렇게 대화하면서 '바다뱀' 가지고도 한참을 더 썰렁하게 떠들었는데, 그나 나나 적잖은 쇼크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어떤 일본인은 '생선'뿐 아니라 '양계장'에서 항생제를 맞아가며 대량생산되는 '계란' 등 현대사회의 모든 먹거리가 문제가 아니냐고 했고, 또 어떤 이는 '출판사'에서 자극적인 내용을 적어야 팔린다고 지나치게 강조한 거 아니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물론 모든 가게가 그렇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이 내용을 밝혀낸 사람이 기자였고, 다년간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데다가  100-200엔밖에 안되는 초밥이 납득이 안간 걸 생각해보면 모조리 무시할 만한 내용은 아니다. 

 사실, 일본 하면 거리도 깨끗하다거나(신쥬쿠 등 도심부 제외) 유난히 깔끔을 떠는 것도 많고, 먹거리에 관해서도 '광우병' 이후 '미국소 수입 검역'을 철저하게 하는 등 후생성에서 '안전성'에 대해서 철저하게 보증해왔다. 그렇지만 일본음식의 얼굴마담 격인  '회전초밥' 재료에 이런 비밀이 숨어 있을 줄이야.


일본에서 '회전초밥'을 한번씩은 드셨던 분들 어떻습니까!!!  
아니면 회전초밥집에서 일하셨던 분들 의견도 궁금하네요.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일본가서 회전초밥 먹었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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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의 한 회전초밥집. 주말이면 손님으로 꽉찬다. 이 가게는 위 글과 직접 관련은 없음.

참고> 물고기 관련 일본어 정리
     
         마구로まぐろ ー> 참치
         아나고 あなご-> 붕장어
         우미헤비 うみへび-> 바다뱀 (오키나와에서는 먹는다 함 -_-)
         히라메 ひらめ-> 광어
         아이나메 アイナメ-> 쥐노래미
         아카만보우赤マンボウ -> 붉은 개복치
         스즈키 スズキ-> 농어
         마다이 まだい -> 참돔
         타이 たい鯛-> 도미
         하마치 はまち->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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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그니
일본! 이것이 다르다! l 2007/10/13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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