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회는 아주 일상적인 음식이다.
일본 하면 초밥, 사시미, 그러나 한국도 '회'를 놓고 볼때 둘째가라고 하면 서러운 나라다. 그렇다면 한일 회 문화 차이는 어떤 것일까!!! 당그니와 함께 한일 회문화 탐방에 나서보자.
요즘 한국에서 ‘광어 9900’ 이라는 간판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일본에서도 동네 조그만 가게에 가도 회를 판다. 차이가 있다면 일본에서는 그 자리에서 썰어서 판다기 보다 포장해서 정해진 분량당 얼마씩 판다. 회는 유통기한이 짧기 때문에 각 가게에서 문닫을 시간이 되면 저렴한 가격으로 할인해서 내놓는다. 생활비의 압박이 심한 유학생들이 회 맛을 보는 시간은 바로 이때이다.
대중적인 선술집(이자카야-居酒屋)에 가면 주종목에 상관 없이 회 안주는 늘 준비가 되어 있다. 회식을 하러 술집에 가서 셋트 메뉴를 시키면 さしみ(회)는 꼭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 연수를 가서도 마찬가지다. 보통 연수를 가는 곳은 온천을 겸하는 곳이 많은데 온천의 경우는 그곳 특산물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 식사 때 바다와 조금 떨어져 있는 내륙지방이어도 회는 기본 반찬으로 나온다.
일본에서 회는 따로 먹자고 날을 잡지 않아도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일부분인 것이다.
한국 / 일본 회를 즐기는 문화는 어떻게 다를까.
한국에서 스끼다시가 많이 나오는 횟집이나 일식집을 가면 고기가 나오기 전에 다양한 먹거리가 나오지만 일본에서 그런 메뉴가 나오는 곳은 흔치 않다.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비싼 가게를 가면 세트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도 회가 메인 메뉴가 아니고 각각 여러 개의 음식을 메인으로 맛보는 것이 주이다.
가장 큰 차이는 회를 맛보는 방법에 있다. 일본에서는 간장에 와사비를 풀어서 찍어먹는게 전부다. 한국처럼 고추장에 마늘, 고추와 상추를 싸먹는 것은 생각도 못한다. 그것은 생선회가 갖는 원재료의 맛을 알 수 없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본 음식의 경우 한국에 비해서 양이 매우 적은데, 고급 음식점에 가도 별로 양태가 다르지 않다. 왜일까. 단순히 양을 적게 먹기 때문일까. 그것보다는 적은 양이지만 다양한 소재를 하나씩 고유하게 맛을 보라는 의미이다. 물론 한국인 입맛에 맞을 리가 없다.
회는 아니지만, 이해 돕기 위해 다른 소재를 예로 들어본다면, 텐뿌라 와 닭꼬치를 들 수 있겠다. 텐뿌라는 일본에서 오뎅이 아니고 튀김요리인데, 보통 맛있는 텐뿌라 집은 절대로 미리 그것을 튀겨두고 않는다. 손님 앞에서 직접 튀겨서 가장 바삭바삭한 상태에서 맛볼 수 있게 한다. 닭꼬치도 그렇다. 바로 바로 그 자리에서 구워서 내놓는다. 일본인은 양으로 느끼기 보다는 그것 자체가 갖는 모양이나 색깔, 혀끝에 느껴지는 감촉에 주목한다.
회라는 재료 이야기가 나왔으니 양국이 주로 먹는 회를 따져보자. 한국에서는 주로 광어,우럭을 먹는데 일본에서는 참치와 연어를 주로 먹는다. 회를 통해서 맛을 느끼는 지점도 다르다. 한국은 회를 막 쳐서 바로 먹는데, 쫄깃쫄깃하고 신선한 맛을 즐긴다면, 일본의 경우에는 하루 정도 묵혀두었다가 고기 육질을 부드럽게 해서 먹는다. 한국이 씹는 맛을 즐긴다면 일본은 녹는 맛을 즐긴다. 사실 일본에서 오랫동안 회를 즐기다 와서 그런지 한국의 활어회를 먹으면 쫄깃쫄깃하기는 하지만 사르르 녹는 맛이 없어서 그런지 아직까지 잘 적응이 안된다. 오히려 나는 펄펄 살아있는 낙지 회를 더 좋아하는 편이다. 씹을때는 확실하게 씹어주다 보면 고소한 맛이 우러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는 직접 와사비를 갈아서 만들기 때문에 약간 노란색을 띤다면, 한국의 ‘겨자’의 경우 색소를 사용해서 녹색을 내기 때문에 진짜 맛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사람들은 회를 꼭 간장에 찍어먹기 보다 고추장에도 찍어먹기 때문에 ‘겨자’에 대해서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일본인들은 간장에 유일하게 풀어먹는 것이 ‘와사비’이므로 그 소재자체에 대해서 매우 관심이 높다. 이런 양국의 차이를 무시하고 단순히 어디가 낫다고 할 수는 없다.
초밥 먹는 방법의 차이
일본에서 초밥을 쉽게 먹을 수 있는 곳은 회전 초밥집이다. 회전 초밥집은 두개들이 한접시에 보통 105엔에서 2-300엔 한다. 신쥬쿠나 이케부꾸로 등 도심지에서는 뜨내기 대상으로 장사를 하기 때문에 105엔만 쳐다보고 들어가면 낭패를 보기 쉽다. 정말 저렴하고 맛있는 회전초밥집을 가려면 동네를 대상으로 하는 초밥집을 미리 알아보고 찾아가는게 좋다.
필자가 일본에서 회나 초밥을 맛보면서 느낀 것은 일본인들이 날 것, 날 음식을 매우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한국에서는 날계란을 잘 안먹는데 비하여, 일본에서는 덮밥 위에도 날계란을 풀어서 먹는다거나 밥을 다 먹고 나서 계란을 그릇에 풀어서 후루룩 마신다. 일본 생맥주가 맛있는 것도 날것에 대한 일본인들의 고집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보통 생맥주는 톡쏘는 맛을 잘 관리를 하지 않으면 맛이 밋밋해지기 일쑤인데 일본 생맥주집은 어딜 가나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게 지키고 있다.
재료 따로 밥 따로?
이런 문화적 습관에 익숙해있다 보니, 처음 한국의 돌솥비빔밥을 시킨 일본인들은 어떻게 먹어야할지 모른다. 어떤 경우는 다양한 색깔의 재료를 섞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떼어서 먹기도 한다.(물론 보다 못한 점원이 가서 비벼주고 온다) 한국사람이 보면 황당하기 그지 없는 풍경이지만 일본인들의 식습관으로는 당연한 것일 수 있다.
문화가 다르면 풍습도 취향도 달라진다. 굳이 어디가 낫다고 할 수 없다. 그런 것을 따지기 보다 각각의 다른 문화를 이해하면서 맛을 본다면 더 풍부한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을 먹든지 간에...배부르면 장땡이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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