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오늘도 하루도 소주 한잔과 함께?
직장인들이 가장 즐거울때는 언제일까.
퇴근후 일상의 고단함을 달래줄 수 있는 술한잔이 아닐까.
게다가 오랫만에 만나는 친구라면 더더욱 즐겁다.
(물론 술이 싫은 사람에게는 술자리는 고역이다...)

한국에는 최근에 일본식 주점 -이자카야-가 많이 늘었다. 그것은 의외로 한국사람들이 일본음식, 일본술을 생활속에서 즐긴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렇다면 일본식 술집이 한국에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은 것과 별개로 한일 양국의 회식문화는 차이는 뭘까?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술자리를 모두 경험해본 당그니와 함께 한일 술문화의 차이에 대해서 까발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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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니혼슈(日本酒) : 일본술은 각 고장마다 브랜드가 있고, 한국에 잘 알려진 '정종'은 마사무네(正宗)라고 하는 브랜드 중 하나이다.

종목을 정하지 않는다

한국은 보통 1차는 삼겹살에 소주, 2차는 맥주는 3차는 노래방 이런 공식인데 비해 일본은 같이 술을 마시러 가도 특별히 정해진 종목이 없다. 대체적으로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지만 맥주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 가벼운 칵테일을 시켜도 무방하다.

일본 술집에는 한국의 레몬소주처럼 다양한 재료와 약간의 알코올과 소다를 섞은 음료를 판매한다. 이런 음료를 츄하이(酎ハイ)라고 하는데, 여직원들은 가벼운 칵테일이나 이런 츄하이를 선호한다. 한국처럼 소주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사람도 드물다. 주로 물이나 다양한 차를 섞어서 마신다. 즉 술의 세기가 약하다는 거. 깡소주를 까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새우깡이 울고 간다.


건배는 처음 한번만 한다.

한국에서는 건배를 마실때마다 하거나 상대방과 교감을 하고 싶을때마다 한다. 나도 일본에 가기전에는 몰랐는데, 한국에 와보니 의외로 한국사람들이 술마실때 잔을 부딪히는 것으로 정을 나눈다는 점을 깨달았다. 달리 정의 민족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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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절미 하고...일본에서는 건배를 하고난 뒤 그 후로는 각자 마시고 싶은 음료를 마시면 된다.
심지어 대충 술을 마시다가 아이스크림을 시키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한국에서는 돌 맞는다...)
 단둘이 간다고 해도 꼭 종목을 통일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잔을 돌리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무엇보다 술잔을 돌리지 않는다. 일본인들은 한국처럼 커다란 찌개에 여러 사람이 수저를 섞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보통 여럿이 먹는 나베요리(냄비요리)가 나오면 각각 떠먹는 그릇이 반드시 있다.
음식문화가 이렇다 보니 다른 사람이 입에 댄 술잔은 넘기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대신 잔은 다른 사람이 다 마시기 전에 따라줘야한다. 즉 첨잔이 기본이다. (가끔은 첨잔이 술을 더 마시게 한다...뿅 가게...) 하지만 술취하다보면 상대가 잔이 비는지 마는지 알 길이 없다. 그럴때는 자기가 그냥 따라 마신다.

사진> 모든 찌게나 냄비요리에는 이렇게 떠먹는 접시가 딸려나온다

전철 막차시간 전에는 대부분 술자리가 끝난다.
살인적인 택시요금 때문에 막차시간을 넘기면서까지 술 마시는 일본인은 드물다. 적당하게 취해서 적당한 시간에 자신을 추스려서 돌아간다.

보통은 1차, 길면 2차 정도에서 끝낸다. 되도록이면 숙취를 느끼지 않는 선에서 비싼 택시요금을 물지 않고 값싼 전철로 집에는 돌아간다는 원칙이다. 다음날 업무와도 관련이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전철이 가장 붐비는 시간은 출퇴근 혼잡시간을 제외하면 막차시간이 임박 했을때다. 비싼 택시값을 물면서 집에 갈 수 없는 서민들이 몰리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도쿄 근교에 집이 있는 사람들로 급행열차를 이용하는 전철의 경우는 미어터질 정도다. 비싼 교통비가 어떤 의미에서는 사람들 술값을 절약해주고 있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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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본 택시의 기본요금은 660엔(5000원 정도) 심야에 이런 택시 타고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집에 갔다가는 10만원 넘기는게 기본이라서 잘 안탄다. 걍 버티는 거다!!

그러나 예외는 있다.
보통 패밀리 레스토랑은 2시에 끝나지만, 아예 집에 가지 않을 작정을 하고 마시는 사람에게 전철막차시간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이런 경우 다시 단골로 다니는 술집을 하거나 심야영업을 하는 곳으로 간다. 이런 술집의 경우는 보통 주인이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 닭꼬치를 굽거나 생선을 튀겨서 요리를 만들어낸다.

밤이 깊어간다. 따듯한 니혼슈가 목을 데워준다. 분위기에 취한다. 꼬인 일본어가 더 자연스럽다. 첫차 시간이 다가온다. 긴 하루가 끝난다. 다음날 숙취로 조퇴한다. 그래! 일본도 사람 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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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동네 닭꼬치 술집 - 노부부가 운영하는 곳인데, 메뉴를 직접 보고 시키면 그 자리에서 구워준다. 도쿄 여행을 떠나실 분이라면 신쥬쿠나 시부야 등 도심지의 술집 말고 한적한 동네에 자리잡은 곳에 들어가 보시길...

한국 술자리의 장점은 뭘까
일본 술자리 이야기만 줄창 했는데, 한국 술자리는 일본에 비해 뭐 장점 없을까?
우선 빠르게 마시다 보니 금방 취한다. 금방 취하다 보니 속내를 쉽게 털어놓고 쉽게 친해
진다.
 일본에서는 술자리에서 회사 업무 이야기나 공통적인 화제 말고 개인적인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원체 일본인이 어느 정도 심리적 거리가 줄어들기 전까지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술자리에서도 많이 취하는 일이 별로 없다 보니 심각하게 인생론을 꺼내놓고 토론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일본인끼리도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한국에서 잘 모르는 사람끼리라도 술이 몇 순배 돌면 신상파악이 다 끝나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 술자리의 장점! 필름이 끊길 때 끊기더라도 한번 마셨다 하면 끝장을 보다보니 어색한 인간관계도 일순간이 친해질 수 있다는 거. 그러나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모든 일에 장단이 있다. 일본 술자리가 밍숭밍숭하다면 한국술자리는 질퍽하다.

자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어느 쪽이 땡기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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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당히 술자리를 즐기는 일본인이지만 벚꽃이 만발한 때는 만취에 빠져든다. 이때만은 일탈이 조금 허용된다. 하나미(꽃구경) 계절은 꽃에도 취하고 술에도 취하고...



* 히라가나 부터 기초문법, 현지일본어까지, 일본어에 관심있는 분은 요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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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그니
일본! 이것이 다르다! l 2007/06/1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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