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1.
작업실을 마련한 이후로 습관적으로 인터넷을 클릭할 수 없게 되었다.
작업실에 인터넷을 깔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TV도 라디오도 없다.

따라서 작업할때는 컴퓨터에 저장해놓은 엠피쓰리 음악을 듣는게 전부다.
그것도 그리 양이 많지 않아 듣던 것을 또 듣고 또 듣는 상황이다.

어쨌거나 그곳은 그림을 그리거나 무언가 곰곰히 생각하는 곳이다.
생각해보면 회사를 다닐때도 늘 내 옆에는 컴퓨터가 있었고,
집에 오면 인터넷과 아이의 떠드는 소리, 텔레비젼 소리가 함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간단명료하다.
작업용 컴퓨터 한대와 나의 두뇌, 그리고 몇년간의 경험 이게 다다.
할일이 없으면 간단히 잠을 청하고 정신이 말짱하면 그동안 밀렸던 글이나 그림을 풀어내면 된다.

매일 매일이 아니라 시간단위로 관리하던 블로그도 이제는 하루에 한번 정도 하게 될것 같고
각종 메일이나 인터넷 관리도 하루에 한번 정도로 제한 된다.
나를 둘러싼 네트워크가 끊어진 느낌이 들지만 어쩌면 그것은 중독인지도 모른다.

사실 나중에 접속해보면 새로운 덧글이나 새로운 메일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니, 모아서 읽는다해서 세월을 좀먹지 않는다.

2.
작업실 덕택인지 어제 오후로 만화 편집은 완전히 끝냈다.
이제 책에 들어갈 표류정보를 한일간의 문화비교를 통해서 꼼꼼하게 채워넣기만 하면 된다.
나는 내 책이 단순한 유학기나 만화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사실 이 책의 기획은 원래 한일간의 문화비교였는데, 어떻게 풀어보다 보니 만화연재라는 형식을 띠게 되었고,
그렇게 벌써 2년간 씨름하고 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나는 이 작업을 끝까지 밀고나갈 생각이다.

그러려면 일반 독자들이 원하는 부분에 대한 생각을 꼼꼼하게 따져봐서 알차게 채워넣어야하는 의무가 있다.
때마침 내 주위를 소란스럽게하는 것들은 치운 상태이니 앞으로는 제대로 정진하기만 하면 된다.

3.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 하는 나는
도로변에 핀 개나리 군락을 오랫만에 보았다.

일본에서 봄을 느끼는 것은 첫번째가 매화고, 완연하게 취하는 것은 벚꽃인데,
한국에서는 개나리와 목련이다.

거리가 노란색 이파리로 군데 군데 덮히는 것은 볼때마다 난 스무살 시절 생각이 나곤 했지만,
어쨌거나 이 봄은 내가 7년만에 만나는 한국의 봄이다.

아직 봄의 흥취를 느낄 여력이 없지만, 차차 나를 괴롭혔던 어수선한 생활도 정리가 되어갈 것이다.

오랫만에 김밥이라도 사서 가족들이 아닌 지인들과 봄나들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다.
봄날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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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그니
당그니 이바구 l 2007/04/0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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