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린이 집을 다녀서 인지, 채현이는 존댓말을 꼬박 꼬박 쓴다.
있잖아요. 그랬잖아요. 그랬어요.
아마 선생님으로부터 그런 말을 계속 듣기 때문이다. 오히려 집에서 더 거친말을 쓴다. 부모들이 아이에게 그런 말을 쓰기 때문이다.
오늘 자려고 누웠다가 문득, 일본에서 채현이가 일본어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던 때가 기억났다. 누군가 놀러오면, 자기가 가지고 있던 장난감이나 햄톨이 들 이야기 하며, 보육원에 가면 집에서 아빠가 사준 장난감 자랑이며 등등.
지금은 은하광년 전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신기하게도 아이는 문법하나 모른채 그렇게 떠들어댔다.
2.
지금도 한국어로 '왜 그래' 물어보면, 복잡한 대답은 못하지만, 단순히 좋으니까, 싫으니까 그러니까 등 거기에 알맞는 표현은 바로 한다.
요즘에는 한글 배우는 재미가 들려서, 혹은 아빠가 맨날 책상머리에서 무언가를 쓰고 그리고 두들기고 그러는 것을 봐서 그런지, 자기 이름 정도는 한글로 쓸 수 있게 되었다.
자기방 앞에 한글 기호를 그림과 함께 표기한 커다란 포스터를 붙여놨는데, 혼자 방 앞 포스터와 책상을 왔다 갔다 하더니, 자기 글자를 그려내는 것이었다. 일본에서는 꿈도 못꿀 이야기. 대신 일본의 아이들은 히라가나를 이렇게 열심히 쓰고 있겠지.
3.
오늘 문득 일본어 과외하면서 채현이가 아직 말을 잘 못할때,
'아까 사탕 먹었잖아'
이렇게 내가 대답한 것 중에서
응 '아까'
빨간색으로 이해하던 기억이 난다.
아이는 단어 단어, 그리고 꼭 필요한 표현, 해줘, 싫어, 하고 싶어 이런 것 부터 배운다. 우선 자기와 직접적으로 관계있는 단어를 몸에 익히고 그리고 나서, 잘 모르는 표현이 나와도 자신이 아는 것을 중심으로 체계화 시켜 나가는 것이다.
아직 사탕을 왜 하나 이상 먹으면 안되는지, 왜 부모들이 그렇게 맘대로 결정하는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던 딸의 2살 시절이 문득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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