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딸과 함께 공룡에 관한 다큐멘타리를 보았다.
어른이 된 티라노사우루스가 킹콩이나 쥬라식공원에 나오는 것처럼
혼자 사냥을 한것이 아니라, 새끼들을 동원해서 사냥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어른이 된 티라노사우루스는 그 엄청난 무게때문에 빠르게 뛸 수 없다는 추론이었다.
따라서 아직 몸집이 크지 않은 새끼들이 빠르게 달려서 초식 공룡을
세계에서 가장 강한 이빨을 가진 어미가 있는 곳으로 몰아간 후 사냥을 끝낸다는 내용이었다.
무리를 지어 사냥하는 사자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걸 본 채현이.
`불쌍해....아빠 왜....저러는 거야?`
`응...쟤네들도 배고파서 그러는거지. 채현이도 배고프면 물고기 먹잖아`
`어..그렇구낭.
재미난 다큐멘타리를 아이와 함께 봐서 좋았다. 그런데....
2.
사실 그 다큐멘타리는
밀린 원고를 쓰다말고,짬짬이 쇼파에 가서 딸과 함께 본 것이다.
아이에겐 그게 아주 인상이 깊었나보다.
8시 40분경 다큐멘타리가 끝나고, 슬슬 내일 딸 보육원 준비며, 잘 채비를 해야할 시간!
이른바 휴일이 막을 내리는 시점.
그러나 나는 일본어 관련해서 집 근처 사코다 상 집에 가서 여러가지 질문을 할 게 있었다.
하루종일 비가 오고 있어서, 밤인데도 더 어두운 거 같았다.
조용히 나간다는 것이, 채현이가 눈치챘다...
`채현이도 갈꺼야`
옷...이 비오는 날, 또 가서 여러가지 질문을 해야되는 상황에서 데려갈 수는 없다.
`채현아 아빠랑 같이 가면 안돼.`
`너 아까 공룡 봤지? 아빠 저 어두운 밖에 나가서 공룡 잡으로 가는거야. 나가면 아주 무서워!!`
후훗..티라노 사우루스가 사냥하는 것을 봤으니, 무섭겠지?
`채현이도 잡으러 갈래!!`
헛...너도...? 무서운데..
`허허..채현아, 너 가면 아까 공룡한테 잡아먹힌다. 우왕..이러면서 위험해`
`괜찮아. 아빠랑 같이 있으면 돼`
윽, 갑자기 물귀신 작전이네...- -+
`아냐. 잡아 먹혀. 아빠는 도망갈꺼거든`
`왜? 도망가`
`왜?..음....무섭잖아`
우씨..논리에서 밀리네...
그렇다고 아빠가 지켜줄 수 있지 물론, 이러면 따라 나설테고
흠 어떻게 한담.
역시 딸을 버리고 가는 아빠가 되는 수 밖에 없다.
3.
결국
나 대신 처가 공룡이 되었다. 채현이를 물고 안 놓아주었다.
그 틈을 타서 탈출 성공.....
딸래미는 울고불고....이 밤에 나가는 내가 잘못이지. - -;;
하지만 일단 오늘 꼭 정리할 일이어서 갈 수 밖에 없다.
오늘 아침..
채현이 왈.
`아빠 공룡 잡아왔어?`
한술 더 떠, 아내가 한마디 한다.
`어제 11시 반까지 공룡 잡아오는 거 보겠다고, 2시간 내내 안자던데`
ㅜ.ㅜ 1억년전 지구를 지배한 동물을 내가 무슨 수로 잡아오냐.
다 말 잘 못 꺼낸 내 업보지........둘리라도 있다면...사가지고 가는건데.
좋다.
다음주나 해서 진짜 공룡 잡으러 치바 마쿠하리에서 열리는 공룡전에 데리고 가야겠다.
가서 이거 다 내가 잡아온 거라고 해야겠군..ㅋㅋ..
채현!!
you won!!
4.
이제 애들한테 말 대충 둘러대다간 못 이긴다. 말조심 해야겠다.
물론 말조심 한다고 아이 고집을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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