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1.


 오랫만에 한국 친구랑 메신저를 했다.


 그런데 이 녀석에 대뜸 이 홈페이지를 알려주면서


 자전거 사양을 물어보는게 아닌가.


 http://www.loro.co.jp/lss/ss-brompton.html


 그래서,


 "야 오랫만에 말걸었더니 왠 자전거 타령이야?"


 그랬더니


 "아..자전거 사서, 출퇴근 할 때 쓰려구"


 


 








위 홈피에 있는 접는 방식의 자전거. 친구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2.


 올해 7월쯤 잠깐 회사 일로 한국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짬을 내고 내서, 친구를 만났다.


 친구 회사는 삼성역에 있는데, 회사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왔다.


 "어 너 자전거 타고 출퇴근 하냐"


 "아. 역에서 회사까지만."


 삼성역. 아시다시피 회사가 한전지나, 사거리까지 건너야해서, 자전거를 타면, 편하다.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나는 친구 자전거를 타고 삼성역까지 갔다. 물론 그 친구는 옆에서 걸어왔다.


 "근데 집에 갈때는 여기 묶어두냐?"


 "응"


 "안훔쳐가?"


 "응 누가 훔쳐가냐"


 그렇구나. 우리형 자전거는 예전에 역 근처에 매달아놨더니 바퀴만 빼고 훔쳐갔다고 하더군. 그것도 접는 자전거였다.


 


3.


 내가 일본에 와서 가장 놀랜 것은 자전거를 기둥에 묶어 두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그 만큼 자전거가 많기도 하지만, 자전거가 탐나서 훔쳐가는 놈들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또한 모두 등록이 되어 있고, 수시로 검문하는 경우가 있어서 훔쳐타도 꺼림찍한게 사실이다.


 


  내 만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본 자전거 시스템에 대해서 상당부분 할애하고 있는 게 있다. 이 만화를 보고 난 한국사람들의 반응은?


 


    "자전거 묶어놔도 훔쳐가는 나라, 우리나라"


    자물쇠를 끊어가는 나라, 우리나라ㅡㅡ 


    자물쇠가 안끊어지자 뒷타이어 분해해버리고 훔쳐가는 나라,우리나라ㅡㅡ 


    주인이 보는 앞에서 분해해버리고 훔쳐가는나라,우리나라ㅡㅡ 내자전거어.. ;ㅁ; 


    윗분 원츄!!! 20미터 앞에서 자전거 강탈당한 사람입니다!!!ㅠㅠ 


    남에 자전거에다가 자물쇠 묶고 튀는 우리나라 ㅡㅡ.. 결국 학원 늦었습니다 -_-


    못 훔쳐가는 자전거에 펑크내는 나라, 우리나라ㅡㅡ 


    매어놓은 자전거 줄 끊고 훔쳐가 자식이 다니는 학원 앞에 세워놓는 나라, 우리나라 


 


내 만화 내용과 상관없이 자전거에 한이 맺혔는지 가장 많은 댓글이 달렸다 -_-;;


 


 


4.


 결국 친구 자전거는 얼마전에 도난당했다. 묶어놨는데 용접기로 떼어갔다고 한다. 용접기 헉 -_-;;. 그래서 내게 위 홈피 주소를 알려주면서 사양을 물어본것이다.


  솔직히 외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자전거 타고 참 뭐시기 한 나라다. 인도 턱 때문에 덜컹 덜컹 엉덩이가 아프기도 하고, 아이들 전용 좌석도 그렇고, 자전거를 타고 인도를 다니기엔 턱 없이 좁고, 무엇보다 자동차 중심이니까. 그런데 환경 이런거 다 떠나서 자전거 훔쳐가는 놈들이라도 없었으면 좋겠다. 


 인프라가 안 되어 있으니 그렇다? 그전에 남의것 훔쳐가는 쌍노무 XX 들이 있는한 절대 안될거 같다. 나도 한국가서 배기가스 잔뜩 나는 자동차 타고 다녀야하나. 


 


5.


 물론 일본에도 자전거 훔쳐간다. 천국 아니다. 안장도 떼어간다. 그러나 보통은 튼튼한 열쇠만 제대로 뒷바퀴에 걸어놓으면 안 훔쳐간다. 대부분은 탐나서 훔친다기 보다, 걷기 싫어서 역까지 타고 가서 버리는 정도다. 물론 그것도 기둥 이런데 묶어놓으면 절대 못가져간다. 기둥에 묶는 것은 보통 오토바이이지 자전거가 아니니..


 


 자전거 훔쳐가는 놈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왜 남의 것을 훔쳐가는 거야 이놈들아. 죽어서 지옥에 떨어질 놈들아."


 


 나도 도난당한 적이 있어서, 그 황망함은 충분히 안다.


 친구 자전거 도난 소식을 듣고, 종합적으로 열받은 저녁이다.




Posted by 당그니
당그니 이바구 l 2005/09/29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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